1800년
1800년 정조가 급서하고 열한 살 순조가 즉위하자, 장인 김조순을 시작으로 안동 김씨 가문이 권력을 장악했다. 이후 헌종 대의 풍양 조씨를 거쳐 철종 대까지 3대 60여 년간 특정 외척 가문이 국정을 좌우하는 세도 정치가 이어졌다.
이들은 최고 권력 기구가 된 비변사의 요직을 독점했고, 왕은 허수아비로 전락했다. 견제 세력이 사라지자 돈으로 관직을 사는 매관매직이 공공연해졌고, 관직을 산 수령들은 본전을 뽑기 위해 백성을 수탈했다.
토지세인 전정, 군포를 걷는 군정, 빈민 구제 곡식 대여 제도인 환곡의 삼정이 총체적으로 문란해졌으니, 죽은 사람에게 군포를 걷는 백골징포, 어린아이에게 걷는 황구첨정 같은 폐단이 속출했다. 견디다 못한 농민들의 저항은 홍경래의 난과 임술 농민 봉기로 폭발했고, 세도 정치는 조선 왕조 몰락의 서막이 됐다.
순조·헌종·철종 3대 60여 년간 안동 김씨 등 외척이 권력을 독점하며 삼정의 문란과 매관매직이 만연했다.
세도 정치
붕당 정치
정조가 죽기 전 어린 세자를 부탁한 사람이 하필 김조순이었다. 김조순은 딸을 순조의 왕비로 들이며 순식간에 나라의 주인이 됐고, 안동 김씨의 세상이 열렸다.
강화도에서 농사짓다 갑자기 왕이 된 철종은 글도 정치도 몰랐고, 알아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지방에서는 5만 냥에 수령 자리를 산 관리가 부임 첫날부터 본전 회수에 나섰다. 죽은 아버지 몫의 군포를 내라는 관아의 독촉에, 정약용이 시로 기록했듯 스스로 남성을 훼손하는 농민까지 나오는 지옥도가 펼쳐졌다.
오너 일가가 미성년 상속자를 앞세우고 사돈 가문이 이사회(비변사)를 장악한 회사에서, 지역 지점장 자리를 돈 받고 팔자 지점장들이 고객 예금(삼정)을 털어 투자금을 회수하는 총체적 부패 구조다.
세도 3왕은 '순헌철'(순조→헌종→철종), 가문은 '안동 김·풍양 조'. 삼정은 '전군환'(전정·군정·환곡), 폐단은 '백골징포·황구첨정'.
'세도(勢道) 정치에 나라가 세게 도둑맞았다'. 환곡은 '빌려줄 땐 모래 섞고 받을 땐 이자 폭탄, 조선판 약탈적 대출'.
갓난아이 몫의 군포 고지서를 받아 든 아버지의 막막함, 호소할 곳이 관아뿐인데 그 관아가 바로 도둑이던 시대의 절망을 떠올려라.
기와 대궐 같은 안동 김씨 저택 앞에 관직 매매 흥정 줄이 늘어서고, 그 뒤편 초가에서는 환곡 장부를 든 아전이 빈 쌀독을 뒤지는 풍경. 💰🏚️📜
붕당 정치
붕당 정치는 학연 기반 정파 간 경쟁·견제 구조, 세도 정치는 특정 외척 '가문'의 권력 독점. 경쟁 자체가 사라진 것이 세도 정치다.
비변사 vs 의정부
세도 정치기 실권 기구는 비변사(임진왜란 후 최고 기구화). 의정부·6조는 유명무실했고, 비변사는 훗날 흥선대원군이 혁파한다.
환곡 vs 대동법
환곡은 곡식 대여 구휼 제도가 고리대로 변질된 것, 대동법은 공납 개혁. 둘 다 쌀과 관련되어 헷갈리기 쉽다.
권력 독점과 수탈 구조가 왕조의 기반을 무너뜨리며 19세기 농민 항쟁과 조선 몰락의 배경이 됐다.